한양대학교구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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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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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만큼 더욱더 아이를 자라게 하는 시간. 양승 소아청소년과 교수

키가 커도 작아도, 살이 쪄도 말라도. 모든 아이는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 양승 교수는 아이들이 좀 더 건강하게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더불어 그는 강조한다. 큰 키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양승 교수는 아이들이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을 이어간다.

글. 정라희 사진. 김재이

믿는 만큼 더욱더 아이를 자라게 하는 시간. 양승 소아청소년과 교수

더 건강하게 자랄 아이들을 위해

믿는 만큼 더욱더 아이를 자라게 하는 시간. 양승 소아청소년과 교수요즘 부모 사이에서 ‘키’는 공부만큼 뜨거운 관심사다. 덕분에 양승 교수는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 사이에서 꽤 유명인사다. 지난해 12월, 양승 교수가 한양대학교구리병원으로 부임하면서 그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구리까지 찾아오는 환자들이 늘었다. 소아청소년과 내에서 그의 전문 분야는 성장과 성조숙증, 비만 등이다. 당뇨나 갑상선질환, 부신질환 등 내분비와 연결되는 질환들도 다루지만, 대부분 그가 만나는 아이들은 성장과 관련한 문제를 겪고 있다.

“제가 처음 세부 전공을 정할 때만 해도 내분비는 그리 주목받는 분야가 아니었습니다. 요즘은 성조숙증 환자들이 많지만, 당시에는 성조숙증을 질병으로 여기지 않았어요. 그 사이 사회적으로 키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점점 환자들이 병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성조숙증은 작은 키와 여러모로 관련이 깊다.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면 또래보다 키가 일찍 자라지만 그만큼 성장판이 빨리 닫힌다. 그래서 어른이 되었을 때는 오히려 키가 작은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사춘기가 빨리 온 것으로만 받아들였지만,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큰 키를 선호하면서 걱정하는 부모가 많아졌다. 다행히 성조숙증이나 이로 인한 성장과 관련한 치료는 어느 정도 기틀이 잡혀 있다.

“네 돌이 지나도 100명 중에 세 번째 이하, 유치원에 들어갔는데 또래 가운데 키가 제일 작다면 한 번쯤 병원에 와서 진찰을 받아도 좋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이전에 가슴이 발달하는 여자아이나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남자아이들도 진료의 대상이에요. 사실 실제로 진찰을 해보면 정상인 아이들이 많습니다.”

믿는 만큼 더욱더 아이를 자라게 하는 시간. 양승 소아청소년과 교수

마음을 헤아리는 의사

성장기 아이들에게 키는 자존감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그는 아이들을 상담할 때 단정적인 표현은 하지 않으려 한다. 결과가 달라지지 않더라도 뉘앙스를 조금만 고민해서 말하면 의사와 환자 사이에 탄탄한 신뢰가 쌓인다.

“성장 치료를 받으러 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질풍노도의 시기일 때가 많아요. 의사의 말 한마디에 아이들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거든요. 가끔 좀 더 일찍 병원에 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사례도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해보자’고 희망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치료를 해보면 아이마다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거든요.”

그래서 성장 치료를 하는 의사는 때로 상담가 역할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의 마음은 물론 부모의 심정까지도 헤아려야 한다. 자신이 아이를 병원에 늦게 데려와 치료 시기를 놓치지는 않았는지 자책하는 부모들도 많기 때문이다. 양승 교수는 성인들이 건강검진을 받는 것처럼 “아이들도 초등학교 입학 전에 성장 관련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으면 좋다”고 말한다. 한 번 진료를 받았을 때 정상이라고 해도 일정 기간은 추적 관찰해야 한다. 첫 검사에서 나온 예측 결과는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달라진다.

다양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의사라고 해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오히려 모르는 내용이 나타나면 그때마다 적극적으로 찾아본다. 유명한 국제 저널은 매달 새롭게 살펴보고, 관련 항목은 초록부터 찬찬하게 살펴본 후 전문까지 읽는다. 임상에 집중하는 의사로서 다양한 연구에 참여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적어도 최신 흐름만큼은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2018년에는 대한소아내분비학회지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의학의 발전 속도가 빠른 지금은 지난날의 지식이 앞으로도 영원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찾아온 보호자와 아이들과 교감하며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려 노력한다. 성장 치료를 하는 의사이지만, 지나치게 키에 집착하는 사회 분위기는 걱정스럽기도 하다.

 

믿는 만큼 더욱더 아이를 자라게 하는 시간. 양승 소아청소년과 교수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안 되지만 지나치게 과하게 신경 쓰는 것도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결과를 보증할 수 없는 식품이나 처치에 투자하기보다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이라는 기본을 지키는 게 더 좋습니다.”

성장의 기본을 이야기하던 양승 교수는 ‘잘 먹는 것과 많이 먹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오히려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 문제”라고 되짚는다. ‘살이 키로 간다’는 옛말이 항상 맞지는 않는다. 최근 그가 비만 문제에 관심을 둔 이유다.

키로 고민하는 아이들을 자주 만나면서도, 그는 항상 키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진정한 행복은 마음에서 비롯한다. 최선의 치료로 키를 자라게 하고, 따스한 응원으로 마음을 자라게 하는 의사. 그렇게 ‘성장’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돌아본다.

 

2020.09.07

태그

#성장클리닉 , #성장호르몬 , #성장 , #소아청소년 , #비만 , #성조숙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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