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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머릿속에 - 배우 정일우와 뇌동맥류

“인생의 굴곡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뇌동맥류 판정을 받았을 때 쇼크를 받았다. 이 질병의 무서움은 ‘시한폭탄’처럼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데 있었다.” 드라마 <해치> 기자간담회에서 뇌동맥류 투병 사실을 언급한 배우 정일우. 너무나도 건강한 모습 때문이었을까. 갑작스러운 고백에 그 자리에 모인 모두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배우 정일우와 뇌동맥류

배우 정일우는 2006년에 방영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데뷔했다. 극중 정준하와 박해미의 둘째 아들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그는 이후 <아가씨를 부탁해>, <꽃미남 라면가게>, <해를 품은 달>,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2016년 사회복무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했고, 최근에는 SBS 월화드라마 <해치>에 출연하고 있다.

그는 드라마의 방영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로 조금 특별한 조금 이유를 말했다. “뇌동맥류 진단을 받고서 내 인생에 큰 굴곡이 생겼는데, 영조가 살아온 삶 역시 굴곡이 많아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는 대답이었다.

2016년 군 입대를 앞두고 있던 그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하 게 된다. 두통에 시달리다 찾은 병원에서 뇌동맥류 진단을 받은 것이다. 뇌동맥류는 시한폭탄같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질환이다. 부풀어오른 뇌혈관이 파열될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정일우처럼 뇌동맥류 환자의 30%에게서 두통이나 복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뇌동맥류는 군 면제의 대상이 되는 위험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재검을 요청하는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진단 이후 꾸준한 치료와 검진을 통해 질병을 관리하게 된 그는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후 서울 서초구에서 대체복무를 마쳤다. 그리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해치>의 주연을 맡았다.

뇌동맥류 진단 후 삶이 달라졌다는 그는 말한다.

“오늘 하루하루가 감사합니다. 후회 없이 즐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늘 절제하고 조심했는데 조금 더 인생을 즐기고 사람들과도 편하게, 나를 내보이면서 살아가도 괜찮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질병의 진단과 치료, 관리를 통해 달라진 삶의 가치관을 가지게 된 정일우.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줄 그의 내일이 기대된다.

사망위엄성 높은 뇌동맥류, 초기 발견과 치료로 예방할 수 있다

최규선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신경외과

뇌동맥류란

뇌동맥류미파열 뇌동맥류는 뇌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병변이다. 성인 인구의 2% 내외에서 발생하며 가족력, 고령, 여성, 흡연 여부, 다낭성 신장질환과 같은 유전질환에서 발생빈도가 높다. 미파열 뇌동맥류의 파열 위험률은 1년에 10% 정도지만, 뇌동맥류 파열은 자발성 뇌지주막하출혈의 75~80%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동맥류의 크기와 위치(후순환계 및 후교통동맥)는 파열에 기여하는 주요인자로 크기 5~7mm를 기준으로 파열 위험률의 증가가 뚜렷해지고, 10mm 이상인 경우에는 매우 높아진다.

뇌동맥류의 증상과 진단

미파열 뇌동맥류가 직접 신경조직을 압박해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건강검진을 하거나 다른 질병을 검사하는 도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10~60%의 환자에서는 동맥류가 파열되기 전에 갑자기 팽창하거나 미량의 출혈이 발생한다. 파열되기 수일에서 수 주 전 심한 두통이 지속되는 경고성 두통 증상을 보인다. 이런 경우에는 즉시 내원해 검사받아야 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강한 압력의 동맥혈이 지주막하 공간으로 뿜어져 나와 뇌압이 급격하게 상승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일생동안 경험하지 못한 격심한 두통을 느끼며, 오심, 구토, 뇌막 자극 증상, 경부강직 등이 동반되며 심할 경우 의식장애가 뒤따른다. 또한 그 위치에 따라 동안신경, 시신경이나 시신경 교차 부위를 압박하여 안구운동마비, 실명이나 시야장애를 일으킨다. 임상증상이 의심되면 컴퓨터 단층촬영(CT) 및 혈관조영 검사를 시행하며, 카테터 뇌혈관 조영술 검사를 하게 된다.

뇌동맥류의 치료와 예후

미파열 뇌동맥류는 장차 지주막하 출혈 같은 심각한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파열 위험 가능성과 치료의 득실을 잘 따져보아 예방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발견된 미파열 뇌동맥류에 대해 치료하지 않고 추적검사를 한다면, 흡연, 고혈압 등 조절 가능한 인자를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CTA나 MRA를 시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뇌동맥류의 크기가 커지거나 모양에 변화가 생기면 파열 위험이 있으므로 치료해야 한다.

대표적 치료방법으로 개두술 후 동맥류의 목부위를 클립으로 결찰하는 경부 결찰술과 동맥류 내부를 특수 제작된 코일로 채우는 혈관내 수술법이 있다. 두 치료법은 서로 다른 장단점이 있으므로 목 부위가 좁은 동맥류의 경우 혈관내 수술이 용이하며, 후순환계 동맥류의 경우 상대적으로 개두술 치료의 위험성이 높아 혈관내 수술이 선호되고 있다. 고령 환자이거나 다른 질환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도 시술 위험도가 낮은 혈관내 수술이 자주 이용된다. 반면 목 부위가 넓은 동맥류의 경우 혈관내 수술이 곤란하여 대부분 결찰술이 시행되나 최근에는 그물망이나 풍선을 이용한 혈관내 수술도 시도되고 있다.

2019.05.16

관련의료진
신경외과 - 최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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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 , #뇌혈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