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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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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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 깊이 스며드는 따뜻한 말 한마디. 정형외과 황규태 교수

매일 수백, 수천 장의 X-ray 사진을 보고 하루 5~6건의 수술을 집도한다. 숨 돌릴 틈 없는 강행군에도 황규태 교수는 ‘한 번 더 설명하고, 한 번 더 찾아보는 의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고집스럽게 지켜나가고 있다.

글. 윤진아 사진. 김재이

안녕하세요, 선생님-정형외과 황규태 교수

“다 잘 될 거예요!”

외상, 다발성 손상, 골반·고관절·골다공증성 골절, 불유합, 골수염 분야 권위자인 황규태 교수는 한양대학교에서 의학사, 의학석사, 의학박사 과정을 밟았다. 지난 9월 뉴욕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Albert Einstein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에서 1년간의 연수를 마치고 복귀했다는 소식을 듣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환자들로 진료실 앞은 늘 북새통이다. 그 중에는 타 병원에서 오랫동안 외상 치료를 해오다 황규태 교수 덕에 완치의 기쁨을 맛본 40대 남성 환자도 있었다.

“다른 병원에서 골절 수술 후 골수염이 생겼는데, 이렇다 할 설명 없이 또 수술하자고만 해 수소문 끝에 저를 찾아왔다고 하더군요. 잦은 수술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염증조직을 완전히 제거한 후에 골을 재건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염증 치료와 골반골 이식 수술로 두 달 만에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직장에도 성공적으로 복귀하셨고요. ‘아직 그 병원에 자신과 같은 처지의 환자가 몇 명 더 있는데, 지체하지 말고 모두 탈출시켜야겠다!’는 환자의 농담섞인 말에 피로가 싹 씻겨나가는 것 같더군요.(웃음)”

의사를 꿈꾼 건 꽤 오래전부터였다.

“중학교 1학년 때 친구들과 놀다가 손가락이 부러진 적이 있어요. 동네병원에 갔더니 수술해야 한다고 해서 한양대학교병원 정형외과로 오게됐죠. 그때 우리 병원 이광현 교수님이 제 손가락을 수술해주셨는데, 어린 마음에 아픈 사람을 낫게 하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의사라는 존재가 더없이 크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자신 또한 그런 존재가 되길 바랐다. 뛰어난 의술도, 학계를 뒤흔드는 학술논문도 좋지만, 예나 지금이나 황규태 교수의 지향점은 ‘환자를 안심시키는 따뜻한 의사’다.

“의사가 환자에게 얼마나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대하는지는 환자가 단번에 알아봅니다. 냉담하고 고압적인 의사들을 많이 봐서인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하고 다감하게 설명하는 제 태도에 환자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지는 걸 느껴요. 치료 경과에도 분명 영향을 미치죠. 어느 날 갑자기 다쳐 계획에도 없던 입원과 수술,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저까지 겁을 주고 싶진 않아요. 그래서 회진 돌 때도 심각한 경고보다는 ‘별거 아니에요, 얼마든지 나을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라는 말을 많이 하죠. 어떤 순간에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명약이 되기도 하거든요.”

뼈와 삶을 재건하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 정형외과 황규태 교수황규태 교수는 몸의 질병과 더불어 마음까지 치유하고 싶어 하는 따뜻한 사명을 지닌 의사다. 아픈 이들을 대하는 모든 순간, 그는 무한한 신뢰를 담아 자신을 바라보던 할머니의 눈빛을 떠 올린다.

“6~7년 전, 수많은 정형외과 의사들이 모이는 학회에 참석하고 있다가 응급환자가 내원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급한 마음에 환자 X-ray 사진을 우선 받아 살펴보는데, 주변 동료 의사 들은 ‘골절 상태가 너무 심하고 근육과 신경 혈관까지 다쳤으니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어요. 일흔이 훌쩍 넘은 고령의 할머니였는데, 중증의 외상에도 의식은 명료하셔서 제 눈을 바라보며 ‘나 걸을 수 있어?’라고 물으셨어요. 좀 어려운 수술이긴 한데, 잘 나으면 걸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 드렸죠.”

어려운 수술이 몇 차례 이어졌고, 몇 개월 후 할머니는 거짓말 처럼 두 발로 걸어서 진료를 받으러 왔다. 반년이 지났을 땐 일상적인 활동도 무리 없이 할 수 있게 됐다.

황규태 교수는 “환자의 고통을 마음으로 나누고, 포기하지 않고 환자 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올리려는 마음이 의술의 시작”이라고 단언했다.

가슴 뻐근한 보람도 셀 수 없이 많다. 근무 중 낙상으로 골반이 골절됐던 50대 후반의 가장은 “일주일 뒤 딸이 결혼하는데, 내가 꼭 식장에 데리고 들어가야 한다”는 절절한 부성애로 그의 가슴을 울렸다.

“낙상 당시 강한 충격으로 골절이 심한 환자였어요. 워낙 심각한 골절이라서 사실 일주일 뒤엔 무조건 누워 있어야 할 상태였죠. 걷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수술이 신속하게 이루어졌고 경과가 좋아 비록 휠체어의 도움을 받긴 했어도 따님 결혼식에 손잡고 입장할 수 있었어요. 결혼식을 잘 마치고 병상으로 돌아와 제 손을 꼭 잡고 고맙다고 하시는데 ‘이 맛에 의사 하는 구나!’ 싶더군요(웃음). 이후 치료 경과도 좋아 지금은 잘 걷고 계십니다.”

환자 곁, 좋은 의사

대한고관절학회 학술상(2011), 대한정형외과학회 학술상(2012)을 수상한 황규태 교수는 예과 시절부터 ‘공부 참 열심히 하는’ 의대생으로 유명했다. 지금도 진료시간 외 거의 모든 시간을 연구에 쏟는다. 생명을 지키고 고통을 없애기 위해, 지금껏 밝혀지지 않은 것들을 발견하고 검증하고 적용하는 연구는 계속될 것이다. 의사는 의술로 세상과 소통한다. 의학 발전을 위해 연구에 매진 하면서도 황규태 교수의 시선이 여전히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을 주시하는 이유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정형외과 황규태 교수

‘다시 걸을 수 있다면, 고통 없이 살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환자들의 하소연은 더없는 원동력이다. 난이도가 높고 복잡한 골 재건 수술에 매진하고 있는 황규태 교수는 “한 단계 높은 의료서비스로 환자와 가정, 사회를 한층 건강하게 만드는 데 일조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양대학교병원 정형외과는 수부, 족부, 무릎, 고관절, 척추 각 분야 최고의 실력을 가진 의료진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고 노령인구가 급증하면서 최근 골절 환자도 늘고 있는데요. 뼈가 약해지고 골다공증이 생기면 가벼운 충격에도 부러지기 쉽습니다. 통증이 느껴진다면 무심코 넘기지 말고 병원을 빨리 찾으세요. 더 많은 사람들이 걷고 달리는 기쁨을 누리며 사실 수 있도록, 저희 의료진도 온 힘을 다해 돕겠습니다.”

2019.11.18

관련의료진
정형외과 - 황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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