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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양대학교의료원의 연구성과] ① 루푸스 원인 유전자 발굴로 새로운 치료 가능성 열다

새로운 루푸스 유발 원인 유전자 규명

2017_01-02_specialtheme_3_1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이하 루푸스)는 난치병 류마티스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자가면역 질환으로 전신을 모두 침범하여 흔히 '천의 얼굴을 가진 병'으로 알려져 있다. 발병 원인이 유전적 소인이 60% 이상 차지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그 유전적 소인이 많이 밝혀져 있지는 않았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는 물론 유전적 소인이 강한 아시아인에서 새로운 루푸스 발병 원인 유전자를 발굴하고 이의 기능을 규명하여 새로운 치료 약제를 개발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시작됐다. 연구는 총 17,000여 명의 대규모 한국, 중국, 일본 루푸스 환자군과 정상군(한국인 8,700명, 중국 4,300명, 일본 4,000명)의 면역 유전자의 유전변이를 면역칩(Immunochip) 플랫폼 기술 등을 통해 20만개의 유전자를 고밀도로 분석하고 다양한 생물학적 통계기법을 이용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면역칩을 통해 얻은 20만 개의 유전변이를 다양한 통계 및 생물정보학 분석을 통해 루푸스를 유발하는 새로운 원인 유전자 10개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10개 유전자 : GTF2I, DEF6, IL12B, TCF7, TERT, CD226, PCNXL3, RASGRP1, SYNGR1, SIGLEC6). 또, 후성유전적 특징과 유전자 발현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 새롭게 규명된 유전자에 존재하는 유전변이 중 질병 발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기능성 유전변이를 규명했다. 또한 다수의 루푸스 유전자가 면역 세포인 B세포와 T세포에서 특징적으로 발현되고, 유전변이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어 여러 면역 기전에 관여함을 확인했다.

더 나아가 루푸스를 유발하는 이 새로운 원인 유전자 10개의 활성에 영향을 주는 치료 약제 56개를 발견, 루푸스 치료의 맞춤형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 같은 결과는 세계적 유전학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인용지수=31.616)>에'High-density genotyping of immune-related loci identifies new SLE risk variants in individuals with Asian ancestry'라는 제목으로 2016년 1월 25일자에 실렸다.

해당 연구의 차별적 우수성 및 혁신성

류마티스질환의 치료는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치료약물에 대한 개인별 차이가 커서, 개인의 유전형에 따른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단위의 루푸스 환자군과 정상군의 DNA시료는 최신의 DNA 분석기법과 접목되어 큰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이에 이번 연구는 면역질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면역 유전자의 유전변이를 초고밀도로 분석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수십 년간의 연구에서 규명된 유전자가 총 46개인 것을 고려하면, 총 10개의 루푸스를 유발하는 원인 유전자를 규명한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수준의 진보를 이룬 것이다. 또한 이 원인 유전자의 활성과 발현에 영향을 주는 물질 가운데 현재 류마티스 혹은 다른 질환의 치료제로 이미 사용되고 있는 56개의 약제를 새롭게 발견한 점도 이 논문의 차별적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발견은 유전형에 따른 정밀의학적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혁신적인 치료 약제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과학기술적, 경제사회적 파급효과

%eb%b0%b0%ec%83%81%ec%b2%a0_1_web자가면역 류마티스질환은 환경적인 요인과 함께 다수 유전자 변이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발생된다. 이번 연구로 찾아낸 유전변이를 통해 현재 전체 루푸스 유전성의 24%까지를 규명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루푸스 발병 기전을 더 깊이 이해하고, 동시에 새로운 약제 개발에 대한 단초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한국인을 포함해 유전적으로 유사한 동아시아 인종에서 얻어낸 결과이어서 그 파급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면,유전자 검사를 통해 조기에 질병위험군을 예측하고 개인별 유전변이에 따라 표적치료가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질병 예후와 약물반응에도 질병 유전변이가 많은 영향을 주는데, 이것은 환자의 유전변이를 검사하고 질병 예후와 약물반응을 예측하여 적극적인 질병 치료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루푸스에 대한 연구결과 및 방법론은 다른 자가면역 류마티스질환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과학기술적인 면에서의 파급효과를 살펴보면, 10개의 루푸스 유발 원인 유전자를 동시에 발견한 이번 연구로 인해 루푸스 유전성의 많은 부분이 설명되었다. 이 연구는 루푸스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보다 깊은 발병기작의 이해와 신규 치료제 개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경제사회적인 면에서도 '약제리포지셔닝'을 통한 루푸스 표적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졌다는 파급효과를 들 수 있다. 즉 루푸스 유발 원인 유전자 10개의 활성에 영향을 주는 치료 약제 56개는 기존 루푸스 치료 약제를 포함해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약제들이다. 예를 들어 유전자 GTF2I는 혈액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이마티닙(Imatinib)에 의해 유전자 활성이 조절된다. 그러므로 치료 약제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약제 리포지셔닝 개념을 적용하면, 효과적인 약제를 신속히 개발하여 루푸스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약제 리포지셔닝이란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약제들의 타깃을 분석 및 이해한 후 이를 다른 질환에 활용하는 개념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약제 개발의 전략이다. 현재 신약 개발의 상황은 90% 이상에서 실패하고 있고 더 이상 새로운 약제를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약제개발 비용 및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즉, 이미 안정성이 확보되어 있고 기전이 밝혀져 있는 수많은 기존 약제를 컴퓨팅 기법으로 스크린하여 질환의 기전에 적절한 약제를 찾아 신속하게 임상시험을 진행하면 약제 개발 실패의 위험을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별 질병 원인 유전변이의 조합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별 유전변이에 따라 약제의 반응이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개인별 유전형 검사로 효율적인 약제를 처방할 수 있는 맞춤 치료도 가능한 시대가 열린 것이다.

글. 배상철 교수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장

SPECIAL THEME | 앞서가는 연구로 내일을 밝히다 -  ① 루푸스 원인 유전자 발굴로 새로운 치료 가능성 열다

201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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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내과 - 배상철
태그

#네이처 제네틱스 , #배상철 , #류마티스 관절염 , #전신홍반루푸스(전신 홍반성 루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