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병원

한양인의 이야기

한양대학교의료원 임직원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삶의 에너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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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활력충전 100%, 일과 취미 모두 잡은 우리는 ‘업글인간’

한양대학교병원 구성원들은 병원 밖에서 어떤 모습일까? ‘어제보다 나은 나’를 위한 5인 5색 취미 이야기를 들어보자.

일상의 활력충전 100%, 일과 취미 모두 잡은 우리는 ‘업글인간’일상의 활력충전 100%, 일과 취미 모두 잡은 우리는 ‘업글인간’

 

최근 성공보다 성장을 우선시하는 자기계발형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업글인간’이다. 이들은 타인과의 경쟁을 통해 얻어낸 성공보다 스스로를 계발하며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데에 집중한다. 이들이 자신을 계발하는 분야는 다양하다. 홈트레이닝이나 체육관에 다니며 멋진 몸을 만들기도 하고, 스터디나 모임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쌓기도 한다. 특히 다양한 취미 생활을 통해 자신의 취향에 집중하고 삶의 즐거움을 찾는다. ‘잘 사는 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행복하게 살기’ 위한 업글인간의 노력은 무궁무진하다.

취미 생활은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넘어 직장인의 고질병인 번아웃 증후군이나 매너리즘에 빠지는 걸 방지해 주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일상의 활력이 되어줄 수 있는 일 하나쯤은 필요한 이유다. 이번 코너에서는 취미의 전문화를 통해 일상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한양대학교병원 5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스쿠버 다이빙, 야구, 뮤지컬, 스노우보드, 와인에 이르기까지 그 분야도 각양각색이다.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의료인’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이들의 모습이 공개된다!

삶의 맛과 향을 연구합니다 - 이영호 교수(소아청소년과)

삶의 맛과 향을 연구합니다 - 소아청소년과 이영호 교수모든 종류의 술을 좋아하다 보니 기회가 될 때마다 한 잔씩 마시던 와인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15년도에 우연히 지인을 통해 와인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고, 이왕이면 좋아하는 술을 이론적 배경을 가지고 마셔보자는 욕심으로 와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020년 1월, 국제 공인 와인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되었죠. 근무시간 이후 혹은 주말을 이용해서 교육을 받다 보니, 입문한지 5년 만에 목표를 이루게 되었네요.

와인을 마시다 보면, 와인의 품질과 종류에 따라서 나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어린 와인(young wine)을 마실 때는 깊이는 없지만 신선한 과일향 위주로 즐기면서, 마냥 젊은 시절의 활기찬 인생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오래 숙성된 와인(old vintage wine) 중에서도 고가의 좋은 와인일수록 숙성과정에서의 복잡 미묘한 향과 풍미를 느낌과 동시에 신신한 과일 풍미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즉, 인생에 있어서 다양한 경험과 경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중후한 중년의 느낌이죠. 이런 와인을 마실 때면, 나이가 들어가더라도 실력과 인성을 갖추면서 젊음을 계속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와인을 통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와인은 오랜 역사만큼 역사, 인문학, 그리고 음악이나 미술작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식음료 분야의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만나서 의료인으로서 평소에 잘 접해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배울 것이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 야구 선수의 꿈 이뤘어요 - 노성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어린 시절 야구 선수의 꿈 이뤘어요 - 노성원 교수초등학교 시절, 해지는 줄 모르고 학교와 동네에서 친구들과 야구를 했어요. 어렸을 때, 우리나라에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야구 열풍이 불었거든요. 중학교 2학년까지 야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어요. 지금은 대한의사야구회 <카두세우스>라는 팀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라운드를 달릴 때면 어린 시절 야구 선수의 꿈을 이룬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

4년 차 레지던트 때의 일이에요. 전문의 시험을 채 1주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리그 챔피언 결정전에 나갔던 적이 있어요. 한강변에서 시합이 있었는데, 너무 추워서 불을 피워놓고 몸을 녹이며 야구를 했죠. 환상적인 팀워크로 기분 좋게 우승했답니다. 물론 시합이 끝나자마자 시험 공부하러 갔지만요. 취미 생활은 팍팍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어 줘요. 하루 종일 방에서 공부만 했다면 시험을 조금 더 잘 봤다 한들, 이런 추억을 만들 수 없었겠죠.

이건 비밀이지만, 야구를 아주 잘하는 편은 아니에요. 이제 와 생각해보면 야구선수가 되지 않길 정말 잘했어요(웃음). 본업으로 야구를 했다면 지금 같이 재미있지만은 않았을 테니까요. 유년 시절부터 학창 시절, 의사가 된 오늘날까지 야구와 함께 더욱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야구는 단시간 노력으로 발전되는 운동은 아니에요.

평소 규칙적인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하며 기초체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 어깨가 강한 편이 아니거든요. 최근에는 어깨 회전근 강화를 위해 정형외과 이봉근 교수님께 자문도 구하며 실력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스쿠버 다이빙의 매력에 풍덩 빠져버렸죠! - 김수정 간호사

스쿠버 다이빙의 매력에 풍덩 빠져버렸죠 - 김수정 간호사2014년 여름휴가로 간 필리핀에서 처음으로 다이빙을 하게 됐어요. 워낙 물을 무서워했기에 포기하고 싶었지만, 강사님의 응원으로 입수를 했어요. 정수리 머리끝까지 물에 감싸진 느낌이 들었을 때 서서히 눈을 떴어요. 그 순간 고요함이 찾아오고 유일하게 호흡기를 통과하는 제 숨소리만 들렸어요. 머리 위엔 물결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고 눈앞에 끝을 알 수 없이 투명한 에메랄드빛 파란 바다가 보였어요. 그곳에 거대한 거북이 한 마리가 우아하게 헤엄을 치며 나아가고 있었죠. 그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이건 꼭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답니다.

처음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따면서는 너무 힘들고 어려워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바다가 너무 즐거웠죠. 겁이 많아 무언가에 도전하길 두려워하던 성격도 많이 도전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안정적이고 예쁜 자세를 위해 꾸준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주로 한양대학교병원 스쿠버 다이빙 동호회 <바도한다>에서 정기적으로 교육도 받고 활동하고 있어요. 매일 보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니, 병원 생활이 행복해지더라고요. 2020년엔 코로나로 거의 모든 계획이 무산되어 아쉬웠는데 올해 코로나가 종식돼서 <바도한다>에서 진행하는 수중 정화 봉사활동에 꼭 참가하고 싶어요!

무대 위의 또 다른 나를 찾았어요! - 강현구 사무원

무대 위의 또 다른 나를 찾았어요 - 강현구 사무원저는 워낙에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취업 후 직장인 동호회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친구의 제안으로 뮤지컬 분야를 알게 되었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지만, ‘살면서 이런 경험 또 언제 해보겠나’ 하는 마음에 뮤지컬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어요. 처음 접하는 분야였기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수십 번 연습했던 노래를 관객들 앞에서 부르는 순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벅차오름이 있더라고요. 벽이나 카메라 앞에서 부르는 노래가 아닌 내 노래를 들어주러 시간을 내서 와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최선을 다했어요. 노래가 끝난 후 박수받을 때에는 정말 기분 최고였습니다.

무대를 거듭할수록 더 완성도 있는 무대를 위해 따로 보컬 트레이닝을 받기도 하고 연기란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 관련 강의를 찾아보기도 했어요. 또 그동안 생각 없이 보던 드라마, 영화에서도 배우의 발음, 성량, 연기 등 다양한 관점에서 보게 되었어요. 특히 내가 어떤 기분인지를 느끼며 연기하는 것보다 관객이 보는 나의 모습이 어떻게 비추어 지는 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답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저녁이 되면 퇴근하고, 그러다 주말이 되면 쉬던, 반복적인 생활에서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병원 생활도 한 결 활기차졌답니다. 아마추어이지만 언젠가는 수백 명의 관객 앞에서 박수갈채를 받아보고 싶어요. ‘저 사람 정말 잘하더라’, ‘오길 잘한 것 같다’는 칭찬을 듣는 상상만 해도 정말 기뻐요.

일상을 새롭게 만드는 운동의 매력! - 심성언 간호사

일상을 새롭게 만드는 운동의 매력 - 심성언 간호사저는 여러 가지 운동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경험해 봤어요! 학생 때는 육상, 축구 선수로 시 대회, 도 대회도 나가봤고, 테니스 선수로 도민체전에 출전하기도 했죠. 계절마다 주로 즐기는 운동이 다른데 겨울에는 시간이 날 때 마다 스노우보드를 타요. 비록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못 갔지만요. 처음엔 스케이트보드부터 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서핑보드, 스노우보드 까지 오게 된 거죠. 짜릿한 속도감과 새로운 기술을 터득하는 등 보드 스포츠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쉬는 날 운동을 너무 무리하게 해서 온몸의 근육통을 안고 출근한 날이 생각나요. 그날은 환자분들 만큼 제 육신도 고통스러웠어요. 아프지 않은 척 했지만 몸에서 진동하는 파스냄새는 숨길 수 없더라고요. 힘들었지만, 제가 좋아서 한 일이라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좋아하는 운동을 하다 보면, ‘리프레시’되는 느낌을 받아요. 일하면서 받은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마음껏 움직이며 털어버리는 거죠. 그렇게 기분 전환을 하고 나면 병원 업무를 할 때에도 더 의욕이 생기고요. 사실, 높은 수준의 성취를 이루고 싶다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오랫동안,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하게 할 수 있기를 바라요.

2021.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