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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반, 산행 -김용우 한양대학교병원 인턴
한양대학교병원 성형외과 임직원들은 매년 야외 자원봉사 활동으로 ‘아름다운 동반, 산행’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산행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다가 야외로 나간다고 하니 무척이나 설레었습니다. 게다가 아침부터 시원한 가을 날씨는 기분을 한껏 들뜨게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산행’이 제게는 많이 낯설었습니다. 시각장애인과 함께 산행을 한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과 함께 산행을 한다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봉사활동이라고는 고등학교 때 의무적으로 하거나 대학교 때 단체로 꽃동네를 다녀왔던 경험이 전부였던 제가 과연 잘해낼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남이섬에 도착한 후 ‘36번 동행’이라고 쓰인 명찰을 목에 걸고 ‘아름다운’이라고 쓰인 명찰을 파트너에게 걸어드렸습니다. 참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저를 볼 수 없는 분과 산행을 한다는 것이 아직도 어렵고 망설여지던 끝에 용기를 냈습니다. 아버님 세대로 보이는 짙은 선글라스를 낀 아저씨께 명찰을 걸어드렸습니다. 다행히 제게 반갑게 인사하고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몸 여기저기를 살피시며 촉각과 청각 그리고 마음의 눈으로 저를 알아가고 계신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낯설고 불편하게 시각장애인 분과 만남을 가진 저와 달리 아름다운 동행 산악회에 자주 참석하셨던 다른 레지던트 선생님들은 능숙하고 편해 보였습니다. 모든 파트너가 정해지고 아름다운 동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배 타는 곳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동행하시는 분이 “왜 안가고 서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눈이 보이는 제게는 너무 당연했던 것들이 눈이 보이지 않는 분에게는 하나하나 분간할 수 없는 이상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남이섬에 도착하고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단풍이 든 가로수 사이로 붉고 노란 햇볕을 맞으며 가로수 길을 걸으니 그간 병원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날아갔습니다. 동행하신 분도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청각과 후각으로 가을 길을 느끼면서 걸으니 상쾌하다며 즐거워하셨습니다. 곧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저와 동행하신 분에게 점심식사야말로 너무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음식의 위치도 모르니 식사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음식 위치를 알려드리고 밥 위에 반찬을 놓아드리니 앞이 안 보이신다는 게 무색할 정도로 깔끔하게 식사를 마치셨습니다. 식사 후에 동행 분은 저의 손과 어깨를 주물러 보시고는 근육이 많이 뭉쳐있다며 안마를 하며 피로를 풀어주셨습니다. 제가 받아본 안마 중 그 어느 것보다 시원했습니다. 식사 후에 동행 분은 유난히 가방을 매기 힘들어하셨습니다. 제가 가방을 들어보니 정말 무거웠습니다. 무엇을 이렇게 많이 가져 오셨나 했더니 간식거리를 묵직하게 가져오셨습니다. 어렸을 때 밤잠을 설쳐가며 기다렸던 소풍을 준비하듯 아름다운 동행을 준비하신 것입니다. 순간 아름다운 동행을 어렵고 부담스럽게만 느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오후 산책길은 더 험했습니다. 발을 헛디디면 크게 다칠 수 있는, 일반인도 쉽지 않은 좁은 외길을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잠시 저도 눈을 감고 걸어보니 말할 수 없이 무섭고 눈을 뜨고 걸을 때보다 다리에 훨씬 힘이 많이 들어가 산행이 더욱 힘들었습니다. 힘든 외길을 함께 지나고 나니 마음이 좀 더 가까워진 듯 느껴져서 처음엔 묻지 못했던 질문을 용기 내어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함께 동행하신 분은 스무살 때 산에서 추락하는 사고 때문에 시각을 잃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시각장애인이라고 하면 선천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인 줄로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동행 분의 말씀을 듣고 나니 시각장애인도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더욱 가깝게 느껴졌고 제가 눈이 보인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살면서 이런 분들에게 베풀며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습니다. 후에 동행 분이 옆에 있는 무슨 건물이 있는지를 물어왔습니다.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분이 어떻게 건물이 있다는 것을 아시는지 물으니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다른 감각이 발달해서 옆에 뭔가가 나타나면 규모와 형태가 짐작이 간다고 하셨습니다. 산행을 마칠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습니다. 밤새 일한 후라 피곤에 지친 상태로 도착해서 처음엔 막막하고 피하고 싶었지만 동행을 마치려니 아쉬운 마음과 함께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저는 바쁘다고 생각하고 봉사를 할 시간이 없다고만 생각하고 봉사는 귀찮은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비록 많이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뿌듯한 하루를 보내고 나니 몸과 마음이 그렇게 가벼울 수 없었습니다. 남에게 베풀수록 내 자신에게도 되돌아온다는 말이 새삼 가슴 깊이 와 닿았습니다. 주기적으로 ‘아름다운 동행, 산행’에 참석하는 참석자 분들이 위대해 보이고 존경스러웠습니다. 이번 산행은 앞으로 편찮은 분들에게 의술을 펼치는 직업을 가진 저에게는 정말 큰 깨달음을 가져다 주는 뜻 깊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201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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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형의 세계에서 친목도 쌓고 인생을 배워요. 한양대학교병원 바둑 동호회 기우회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생에서 성공을 하려다 정작 건강을 잃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바둑에서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죠.” 한양대학교병원 동관 10층 회의실에서는 6명의 중년 남성들이 사각형 안의 새로운 세계와 마주하고 있었다. 마주 본 두 사람의 표정을 살짝 엿보니 각자 사각형 바둑판 위에 하얗고 까만 바둑알을 놓으며 사뭇 진지하다. 사각형 세계에서 손으로 나누는 대화 “이 조그만 판 위에 생기는 경우의 수는 셀 수 없이 많지요. 바둑의 매력에 한번 빠진 사람이라면 빠져나갈 수 없을 겁니다.” 일찌감치 바둑의 매력에 빠진 한양대학교병원 일부 직원들은 1991년 3월 본격적인 동호회를 창립했다. 현재까지 20여 명의 회원들이 시간 나는 대로 모여 바둑 게임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봄이나 가을에는 야유회를 떠나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바둑을 즐기고 있다. 3년째 기우회를 이끌고 있는 김경래 회장(이비인후과 교수, 사진 위 왼쪽)은 기우회의 3대 회장으로 한국기원 아마 3단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실력자 중 한 사람이다. “우리 동호회는 5년 전 보건복지부장관배에서 단체전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습니다. 비록 예전만큼 바둑 경기가 많지 않아 요즘에는 참여가 뜸해졌지만…….” 2000년대 이후 본격적인 온라인의 활성화로 바둑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근처 기원을 찾으면 눈을 씻고 봐도 사람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고, 간혹 있더라도 노인이 대다수다. 그러나 한양대학교병원 ‘기우회’는 ‘수담’을 내세우며 오프라인 동호회의 명맥을 유지해 가고 있다. “바둑을 통해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교우관계가 참 좋아졌습니다. 아무래도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바둑을 두다 보니 자연스레 정이 쌓일 수밖에 없죠.” 인생의 축소판 바둑에서 삶을 배우다 김경래 회장을 도와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김종두 직원(물류지원과)은 직접 아내에게 바둑의 매력을 전파하기도 했다. 현재 그의 아내는 김 총무와 함께 오프라인에서, 때로는 온라인을 통해 바둑의 매력에 푹 빠져 산다. 기우회 회원들 중에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바둑을 전파하는 사람이 유독 많다. 그 중 김대성 직원(백남심장센터)은 자녀와의 대화 소통 창구이자 교육 방법으로 바둑을 택했다. “바둑은 두뇌 회전뿐만 아니라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 어린 자녀들이 취미 생활로 즐기기 좋은 것 같아요. 바둑에 입문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지만 처음에는 오목이나 장기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흥미부터 심어줘요.” ‘기우회’의 초창기 멤버이자 바둑 애호가인 홍성권 직원(고객지원과)은 바둑을 두고 ‘인생의 축소판’이라 했다.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손실을 입는다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생에서 성공을 하려다 정작 건강을 잃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바둑에서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죠. 바둑은 제 스스로에게 평정심을 주고, 사색하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정말 매력적인 취미입니다.” 홍성권 직원은 이런 매력적인 취미를 좀 더 많은 회원이 즐겼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기우회’에는 새로운 회원 충원이 쉽지 않고, 특히 동호회 창립부터 지금까지 여성 회원이 없어 아쉽다고. 앞으로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기우회’를 통해 바둑의 매력에 푹 빠져 참다운 인생의 묘미를 즐기기를 기대해 본다.
201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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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아름다운 소통-최정애 한양대학교병원 통신계 교환실 주임
유교의 시조인 공자는 ‘조문도석사가의(朝聞道夕死可矣)’라고 했습니다.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나이가 40세 중반을 넘은 지금도 저는 아직 삶의 진리나 의미가 무엇인지 조금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한가지,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서로 소통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내 마음과 상황을 전하고 내 생각을 알리는 일이 바로 소통입니다. 소통이 되지 않을 때 우리는 답답함을 느끼고 그 감정을 때로 분노의 감정으로 폭발하기도 합니다. 제가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첫 아이와 둘째 아이를 낳을 때 아니 낳기 전, 아이는 뱃속에서 탯줄이라는 선으로 엄마와 서로 소통하며 생명을 키웠습니다. 소통은 영어로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라고 표현합니다. 쌍방간의 의사소통이란 뜻이지요. 갓 태어난 아가들은 탯줄을 끊은 다음에는 호흡과 눈빛으로 엄마와 소통을 하며 비로소 세상에 그 작은 첫 걸음을 내딛습니다. 만약 사람들과 말이 통하지 않고 아니 말을 하고 싶은 상대조차 없다면 그처럼 사는 동안 답답한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 내 얘기를 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고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은 정말 살기 좋은 행복으로 넘치는 곳이 될 것입니다. 작금의 세상은 그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가팔라서 그 끝을 알 수 없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처음 병원에 근무를 시작한 80년대 초만 해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삐삐’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상대방에게 유선전화를 통해 연락처를 남기고 답신을 기다리던 삐삐는 기다림과 여백의 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즉문즉답의 핸드폰 시대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전지전능한 스마트폰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과거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려보면 지금의 남편과 연애할 때에도 유선전화를 몇 번이고 걸면서 따르릉 소리에 설레거나 ‘삐삐’를 만지작거리던 일이 한편의 영화처럼 뇌리를 스칩니다. 세계는 진화하고 세상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빠르게 변화합니다. 산다는 것이 가끔은 바닷가의 해일처럼 내게로 와 부딪치고 포말처럼 산산이 흩어지기도 합니다. 목표를 향해 열심히 살아가지만 소통이 안될 때의 세상은 전기가 나간 암흑세상(BLACK OUT)이 된 것처럼 캄캄하고 어둡습니다. 아니, 답답하기는 그 이상이 됩니다. 살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이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부모와 자식, 남자와 여자, 선생님과 제자, 의사와 환자 등 그 어떤 사이에서도 말이 통하고 마음을 나누는 그런 일이 다반사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나의 일’에 긍지와 자부심을 느낍니다. 언젠가, 연세가 많으신 할아버지께 상담을 해드렸습니다. 이 할아버지께서는 진료절차를 잘 모르겠다고 안내를 부탁하셔서 동행을 해드렸더니 우리병원에 오실 때마다 고맙다며 안부를 잊지 않고 전해주십니다. 어르신과 정말 행복한 소통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세상에 아픈 것보다 슬픈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 아픔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요? 아픈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알맞게 의사와 연결해주는 나의 일은 때론 힘들지만, 큰 보람을 갖게 합니다. 병원에는 생로병사가 있습니다. 태어남이 있고, 처녀시절부터 일해 중년을 훌쩍 넘은 나의 삶이 묻어 있고, 그리고 죽음의 그림자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죽음 이전에 병들었을 때 병원은 판도라의 상자에 마지막 남은 희망과 같은 곳이 아닐까요? 25년의 세월, 내 꽃다운 청춘과 무정하게 흘러간 시간들이 병원의 뜰에서 피고 지는 꽃잎들처럼 지나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위해, 긴박하고 어려운 아픔에 처한 이들을 위해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이 아름다운 일을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계속하고자 합니다.
201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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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건강을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한양대학교병원 마라톤 동호회 메디런너스
매주 목요일 저녁 6시마다 한양대학교병원 근처 살곶이공원에서 달리고 또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한양대학교병원 마라톤 동호회 ‘메디런너스’! 고독한 스포츠인 마라톤이지만 함께이기에 즐거운 회원들은 오늘도 내일도 힘차게 달린다. 심장 박동수 뛰는 만큼 살아있음을 느낀다 ‘메디런너스’는 4년 전 결성된 한양대학교병원 마라톤동호회로, 현재 의사와 일반직을 포함해 21명이 주축 멤버가 되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 저녁 6시마다 근처 살곶이공원에 모여 평균 10Km씩 뛰고 있다. ‘메디런너스’ 회원들은 산악부와 동시 가입해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대체적으로 스포츠를 즐긴다. 그러나 왜 굳이 ‘고독한 스포츠’인 마라톤을 택하고 즐기는지 궁금했다. “심장 박동수 뛰는 만큼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무엇보다 연습한 만큼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직한 운동이라 좋아요.” ‘메디런너스’의 총무를 맡고 있는 임종천 직원(영상의학과)은 마라톤의 매력에 푹 빠진 듯 동호회의 소개를 이어 나갔다. “3개월에 한 번씩 마라톤대회에 출전하고 있어요. 비록 입상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기록을 낸 선수들도 있어요. 아! 마침 저기 오네요.” ‘메디런너스’의 다크호스인 윤성원 직원(병리과, 오른쪽 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2008년 서울국제중앙마라톤대회에서 3시간 19분에 들어와 ‘서브-3’에 근접한 기록을 달성했다. ‘서브-3’란 마라톤 풀코스인 42.195㎞를 3시간 안에 완주하는 것을 뜻하며, 일반 마라토너 사이에서는 꿈의 기록이자 선망의 대상이다. 마라톤의 매력은 바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 ‘메디런너스’에는 유독 연장자들이 많은데 공근식 직원(시설과), 김숙미 직원(영상의학과)을 손꼽을수 있다. 59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공근식 직원은 “마라톤은 오버 페이스만 하지 않으면 너무 좋은 운동”이라며 “엄연히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므로 꾸 준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54세임에도 불구하고 30대의 미모를 자랑하고 있는 김숙미 직원은 늘어나는 체중을 줄이고자 비만클리닉을 찾았다가 적정 운동으로 마라톤을 추천받아 입문하게 된 경우다. 2007년도 울트라 마라톤 65km를 완주하는 등 풀코스 완주 경험이 많은 그녀는 마라톤을 시작한 뒤로 체중도 줄이고 건강도 되찾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메디런너스’의 김경수 회장(원무과)은 “개별적으로는 완주 목표도 중요하지만 몸에 맞는 거리를 뛰는 게 더 중요하다.”며 더워도 눈이 와도 서로간의 페이스를 맞춰 열심히 뛰고 있는 동호회에 대한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달리는 데만 집중하면 머리를 비울 수 있고 자기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집니다. 특히 병원 동료들과 같이 달리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면서 더욱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 동호회의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 줄 아세요? 바로 건강과 행복입니다. 즐거움 속에서 뛰고, 그 속에서 건강을 찾는 것이야 말로 행복한 삶 아닐까요?”
201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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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정공법, 이경근 외과 교수
꼭 온종일 얼굴 마주하고 있는 건 아니더라도 늘 그 자리에 서서 불을 밝혀주는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 환자의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사그라지던 꿈에 다시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이경근 교수의 ‘미친 존재감’이 탄생한 이유다. 지리산자락을 앞마당 삼아 장대한 꿈을 키웠던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 이경근 교수에게선 ‘진심’의 향기가 짙다. 무뚝뚝하지만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대하는 그의 이면에는 뜨거운 가슴으로 사는 인간 이경근이 있다. 그의 말대로 의사도 사람이다. 경남 하동에서 나고 자란 이경근 교수는 지리산자락을 앞마당 삼아 뛰어놀았다. 백두대간 끝자락에서 훨훨일어난 거대한 산괴, 지리산은 아무 수식이 필요 없는 산이다. 고향 마을 어르신들은 “지리산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으니 조심하라”는 농을 건네곤 하셨지만, 소년 이경근의 마음은 이미 산자락 꼭대기에 걸려버리고 말았다. “허구한 날 그 장대한 산줄기를 바라보며 꿈을 키웠는데, 시시한 일을 하고 살 순 없잖겠어요?(웃음)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일을 직업으로 삼았으니, 매사에 온 정성을 다하라고 부모님이 늘 말씀하셨어요. 특히 시골에서 올라오신 어르신들에게 잘해 드리라고요. 제 환자의 대부분이 6~70대 노인이에요. 부모님 말씀을 늘 상기할 수 밖에 없지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인 이경근 교수는 살갑진 않아도 그만의 표현 방식으로 환자에게 진심을 전한다. ‘차도남’의 전형인 듯 보이는 의사 이경근의 이면에는 뜨거운 가슴으로 사는 인간 이경근이 있다. 그의 ‘미친 존재감’에는 이유가 있다 학창 시절 별명은 ‘촐랑이’였다. “까불기도 많이 까불었지만, 덜렁대는 성격도 한몫했지요. 그랬던 제가 수술실에서 180도 달라진 행태를 보이는 걸 보면 신기하긴 해요.” 한 달에 3~40건의 수술을 집도한다. 열다섯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수술한 적도 있다. “수술 경과가 좋았는데 합병증으로 문제가 생기면, 티는 안 내지만 의욕도 많이 떨어지고 수술하기가 싫어질 때도 잦아요. 센 척하지만, 의사도 사람이니까요(웃음).” 알고 보면 약한 남자라는 너스레에 미소가 고인다. “사이좋던 70대 노부부도 기억에 남아요. 담도암으로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받았던 할아버지를 곁에서 간호하던 할머니가 1년 뒤 똑같은 병명을 진단받고 같은 수술을 받았지요. 흔한 질병도 아니고 흔한 수술도 아닌데, 한 부부에게 나란히 같은 병이 생긴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거든요. 두 분 다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셨어요. 퇴원이후에도 가끔 병원에서 그분들의 아드님을 마주칠 때마다 ‘그 특별한 운명을 집도한 특별한 인연’으로 여기는 게 느껴져 한동안 그 뜨거운 눈빛이 은근히 부담스럽더라고요(웃음).” 췌십이지장 절제술은 췌장암이나 담도암, 십이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췌장 일부와 담낭, 담도, 십이지장 등 복부 장기를 한꺼번에 절제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로, 합병증 발생률과 사망률이 높아 일반적인 개복 수술에서도 일부 전문의에게만 한해 시행되고 있는 수술이다. 간·담도·췌장외과 복강경 수술의 권위자인 이경근 교수는 개복수술이 아닌 복강경을 이용해 오랫동안 고통 받아왔던 환자들을 소생시키며 한 수 위 의술을 인정받고 있다. “내시경 수술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어감에 따라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게 사실입니다. 수술 방법, 수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내시경 수술 성과에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학제간 진료와 함께 꾸준한 연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전 의료진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석하는 까닭입니다.” 저, ‘쉬운 남자’예요~ 21세기가 되면 하늘을 날아서 출근하리라고 확신했다. 쏟아지는 신기술들이 생로병사의 비밀까지 뒤흔들 것이라는 예측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물론 상당 부분이 바뀌었지만, 고전적인 정공법 또한 여전히 맞다. 미미한 트렌드들이 수없이 왔다가 사라지지만 몇 세기가 지나도 좀처럼 변화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진심’이다. 사람 목숨이 오가는 병원 안에서는 더욱 그렇다. 술·담배 먼저 끊지 않으면 진료해 주지 않겠다고 야단치는 호랑이 선생님 덕에 담배 끊은 사람도 꽤 있다. 의사 선생님이 고쳐준 덕에 몇십 년 만에 밤잠 푹 자 봤다는 할아버지를 비롯해 도대체 내 몸을 어떻게 한 건지 신통방통하게 고질병이 싹 나았다는 할머니까지, 그가 평범한 일상을 반납한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가능한 한 더 많은 이들과 행복을 나누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노라고 했다. 기왕 의사 직업을 갖고 사는 몸, 큰 심호흡으로 가능한 많은 사람의 질병을 사랑으로 치유하는 일은 그리 거창하지도 그리 어렵지도 않은 미션이란다. 의사로서, 그리고 지식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하려고 애쓰는 그의 사명은 일분일초가 모자랄 만큼 숨 가쁘게 돌아가는 병원 안팎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요즘은 바쁜 일과 틈틈이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정리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임상데이터를 통해 수술 테크닉을 비롯해 수술 후 합병증 감소 방안 등에 도움을 줄 연구를 하고 있는 중이다. 후학 양성에도 힘을 싣는다. 치료법 개발의 초석을 마련하고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기초연구의 산실로 한양대학교병원이 우뚝 서는 날까지 멈추지 않고 정진하는 것이 모교를 지키는 교수로서 자신이 해야 할 당연한 임무라고 했다. 긴 숨으로 묵묵히 걷는 길 소문난 산(山)사람인 이경근 교수의 여행담을 듣다 보면 시간 가는줄 모른다. 여행을 길게 떠날 시간이 없는 터라 짬이 날 때마다 가까운 산에 오른다. 누구나 한 번쯤 가봤을 산도 ‘이경근’이라는 필터를 거치면 특별하기만 하다. “학교 다닐 때 산악부에서 활동했어요. 암벽등반, 빙벽등반 재미에 아주 미쳤었지요(웃음).” 대자연의 침묵이 깃든 설봉을 오르며 일상의 묵은 각질과 오만의 때가 씻겨져 나가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니까 산은 이 교수에게 피로회복제이자 자양강장제인 셈이다. 긴 레이스를 달리는 마라토너처럼 끈기 있게 뛰어왔다. 조급하게 달려들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심을 전하며 천천히 제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이 이경근 교수의 힘이다. 속도를 조금 늦춰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서 소박하지만 꿈은 더 많이 생겼다. 좋은 이웃이 되는 꿈, 따뜻한 선배가 되는 꿈, 더 겸손한 자세로 원칙을 지키며 사는 꿈…. 바람을 밀며 걷던 길을 다시 등에 지고 되돌아오면 어김없이 밤이 돌아오는 법. 앞만 보고 달려올 때는 잘 보이지 않았던 꿈들을 소중하게 보듬으며, 앞으로 그가 더욱 깊어질 모양이다. 글. 윤진아 , 사진. 권용상 [안녕하세요, 선생님]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20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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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리로 똘똘 뭉친 사나이들 축구로 스트레스 뻥뻥 차 버려요, 한양대학교병원 축구동호회 '한의리'
지난달 23일 월요일 저녁, 한양대학교병원 축구동호회 ‘한의리’ 회원들은 구리타워 운동장으로 향했다. 중요한 축구 경기를 앞두고 경기 시작 전, 몸을 풀고 경기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다. 프로급에 버금가는 실력을 겸비한 ‘한의리’ ‘한의리’는 행정직원, 기능직원, 시설직원 등 다양한 직군 32명으로 구성된 한양대학교병원의 15년차 중견 동호회다. 시간 나는 대로 축구 경기를 즐기며 건강과 친목을 다지고 있다. 3년째 ‘한의리’의 총무를 맡고 있는 최정환 직원(간호부)은 “회원 대다수가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프로급에 버금가는 시합을 펼치고 있다”며 “병원 내 다른 교직원 축구 모임을 비롯해 조기축구회, 병원 축구동호회, 각 축구 클럽팀 등과 시합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 ‘한의리’와 함께 경기를 치를 동호회는 ‘동심회(개인병원 사무장들의 모임)’로 경기는 25분씩 4쿼터로 진행된다. 시계가 정확히 7시를 가리키자 본 경기가 시작됐다. 아마추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회원들의 몸놀림은 대단했다. 현란하게 몸을 움직이며 공몰이를 하는 공격수, 강한 킥을 날리는 수비수, 골을 막아내기 위해 사정없이 몸을 날리는 골키퍼! 모두들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해 뛰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양팀 모두 1쿼터에서는 점수를 내지 못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갈 때쯤 2쿼터는 시작되었고, 어둠 속에서도 경기는 더욱 박진감 넘치게 진행됐다. 이렇게 정신없이 뛰기를 무려 25분씩 4쿼터, 쉬는 시간 5분 포함해 장장 2시간 동안 긴 경기를 펼친 결과 오늘의 승리는 ‘한의리’에게 돌아갔다. 2:1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평소 득점이 많아 팀의 에이스로 통하는 김정원 직원(물류지원과)은 힘들어하는 기색 없이 승리의 소감을 밝혔다. “경기가 조금 어렵게 풀리는 듯 했으나 승리해서 너무나 기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연습한 만큼 좋은 실력을 이끌어 내겠습니다.” 한의리로 똘똘 뭉쳐 좋은 일에도 앞장서 “축구동호회를 하면 우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 좋고, 스트레스 해소를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더욱더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같은 병원이라도 파트가 달라 평소 교류하기 힘든 회원들과 더욱더 친해질 수 있습니다.” 이윤섭 회장(시설과)은 최근 ‘한의리’ 활동을 통해 체력은 물론이고, 친목도 좋아진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그것은 이 회장뿐만 아니라 모든 회원들이 공감하는 바다. 특히 ‘한의리’ 회원들은 오프라인 경기를 넘어서 다음 카페(http://m.cafe.daum.net/hyhan)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이윤섭 회장은 올해 또 하나의 큰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바로 소아암 환우 돕기 축구대회를 개최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한다. 허길환 직원(간호부)은 “병원 축구 모임과 공동으로 소액을 걷어 소외계층을 도운 적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돕는 것은 올해가 될 것”이라며 “소아암 환우 돕기 대회를 개최해 회원들이 보다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양대학교병원 축구동호회 ‘한의리’는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1년에 두 차례씩 가족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어 가족 사랑도 실천하고 있다. “앞으로도 가족, 동호회 회원들끼리 한 의리로 똘똘 뭉쳐서 좀 더 활기차고 따뜻한 삶을 사는 한양대학교병원의 구성원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글. 하나영 · 사진. 이준호 [인생예찬] 한양대학교의료원의 임직원이 만들어가는 ‘의미’있고 ‘흥미로운’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20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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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크고 따뜻한 손, 나눔
삶은 곧 선물이다. 우리 주변에 환자가 없는 사람은 없다. 항상 서로 잘 살펴보고 보듬어 주고 어루만져 주어야 하는 평생 과제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 있는 셈이다. 생명의 탄생과 죽음 앞에 아침마다 새롭게 맞는 하루하루는 늘 놀라운 시작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는 우리 병원을 사랑한다. 이곳은 나의 일터이자 꿈터이며 인생행로에 필수조건이자 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불만을 토해낼 때도 있지만, 돌아보면 병원이 얼마나 소중한 삶의 현장이고 생명의 젖줄이며 동료와 함께 차 한 잔 나눌 수 있는 귀한 곳임을 잠깐이라도 생각할 수 있다. 특히 병원이라는 곳은 출생에서부터 죽음까지 보듬어야 하고, 의사, 간호사, 약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업군이 모여서 일하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나는 병마와 싸우는 환우들이 병원비 마련의 어려움으로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안타까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도록 다양한 자원을 연계하고 투병 중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답답함과 불안한 예후, 걱정거리 등을 들어주고 공감하며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도록 치료팀 일원으로 동행하는 의료사회복지사이다. 일 년이면 천여 명 이상의 환자와 보호자들을 만나게 된다. 도움의 손길이 있다는 자체마저도 모르는 순수한 사람들에서부터 정부의 사회복지제도나 후원단체 또는 병원 자체의 지원을 너무나 잘 알고 은행에 맡겨 놓은 돈을 찾듯이 찾아오는 때도 있다. 최근 급성심장병으로 응급실을 통해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할머님이 계셨다. 시각을 다투는 상황이라 관할시청과 경찰서를 통해 수양딸을 찾아 수술동의서에 싸인 후 수술을 시행했다. 병원비는 뒤로하고 한 생명을 살리는 쪽에 초점을 맞추어 의료진은 수술을 강행했다. 다음 날부터 진료비는 천정부지로 오르기 시작했다. 한 시간여 동안 상담하는 내내 수양딸은 울기만 했다. 아기 때부터 어린 시절까지 환자가 자신을 양육하고 호적에 입적, 그 이후 친부를 찾게 되면서부터 왕래 없이 지냈다고 한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는데 생계유지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한다. 환자의 딱한 사정을 정부기관과 후원단체에 의뢰하여 지원을 받고 일부는 원내지원금으로 해결하였다. 환자가 퇴원하는 날 환한 모습으로 “고맙습니다.”라는 전해 들었을 때에 나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보람과 행복한 마음을 선물로 받았다. 결혼 8년 만에 시험관아기로 어렵게 얻은 세쌍둥이. 그러나 세 아이 모두 미숙아로 출생하여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사연을 듣고 아이들이 성장할 때까지 분유와 기저귀 비용을 책임지겠다는 개인후원자. 한양파랑 모임에서 지체장애 1급과 선천적 근육위축증으로 입원치료를 수시로 받는 성훈이를 도와주는 사람들을 만나고, 팔십이 넘은 환자 부부의 오랜 투병생활에 연이은 병원비 마련에 지친 딸의 눈물겨운 사연 앞에서, 출생 시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고도 꿋꿋하게 손뜨개질로 생계를 유지하며 사는 삶 속에서도, 칠십 대 고령으로 사별 후 마흔이 넘은 아들(정신분열증)을 맡길 곳이 없이 함께 입원하여 수술을 받는 환자의 지원을 위해 민・관 기관을 다닐 때에도 나는 늘 건강함에 감사함으로 걷는다. 10여 년 전 사무실 없이 지하 서류 창고 방에 책상과 컴퓨터만 가지고 시작했던 때가 엊그제 같다. 아무것도 갖추어지지 않는 환경이었지만 우리 병원이 나를 선택해주었고 난 병원을 사랑하였기에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었다. 분명히 환경은 사람을 지배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환경을 탓하는 부정적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는 것이다. 인생은 지나가지 않고 쌓인다. 스스로 칭찬하고 격려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우리 병원과 동료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쌓이게 되면 우리는 더욱더 병원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이 세상에 나누지 못할 만큼의 가난은 없다. 양손에 더 많은 것을 움켜쥐는 것도 좋지만, 한 손쯤은 남을 위해 비울 줄도 알아야 한다. 나누고 난 빈손엔 더 큰 행복이 채워진다. 움켜진 손은 누군가에게 빼앗길 수도 있지만, 빈손은 아무도 빼앗을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크고 따뜻한 손이 함께 할 때 나눔도 풍성해진다. 글.성명순 한양대학교병원 사회복지과 의료사회복지사 [사랑수첩] 안에서 배운 ‘사랑의 실천’을 세월이 지나 밖에서도 실천하는 한양대학교의료원의 ‘한양가족’을 소개합니다.
201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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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게 철학을 배우다, 한양대학교의료원 산악회
봄 산이라 꽃을 기대했건만. 봉우리만 맺힌 산에게 철학을 배우다 나무만 봐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초보의 더딘 발걸음을 탓하지 않고 앞에서 끌어주며 뒤에서 받쳐주며 잔소리가 아닌 여유만이 흐른다. 함께 산을 오르는 순간, 상사와 부하직원이 아닌 ‘친구’가 되어 속 깊은 이야기 꽃을 피우다 나무보다 먼저 봄을 맞이했다. 산이 좋고 사람이 좋아 모인 한양대학교의료원 산악회의 강화도 고려산 등반을 따라가 보았다. 산이 좋아 모인 사람들 주말 이른 아침. 달콤한 늦잠의 유혹을 단칼에 베어버리고 한양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으로 하나 둘씩 모이는 사람들이 있다. 피곤한 기색은 하나 없고 모두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다 한양대학교병원 셔틀버스에 몸을 싣는다. 이렇게 모인 40여 명의 사람을 싣고서 버스는 오전 7시30분에 출발을 한다. 이 수상한 사람들의 정체는 바로 한양대학교의료원 산악회 회원들이다. 매월 첫 번째 주 토요일. 이들은 이렇게 아침부터 산으로 향한다고 한다. “처음에도 이렇게 시작했죠. 등산에 관심 있는 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결성되어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현재 정회원 80여 명, 준회원 40여 명이나 되는 한양대학교의료원 최대의 모임이 된 거죠.” 노동환 관리 부장은 산악회 원년 멤버로 현재 산악회를 이끌고 있는 회장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긴 시간을 함께 해 온 한양대학교의료원 산악회의 목적지는 봄이면 진달래가 온 산을 뒤덮는 강화도 고려산이었다. 이끌며 따라가며 산악회의 오랜 역사만큼 산행에도 고수가 있듯, 초보 회원도 있기 마련. 이날 역시 산악회에서 등산을 데뷔한 신입 회원이 보였다. 선두 그룹이 한참 지나고 간 자리를 선배들에게 이끌려 올라오는 모습이 포착 되었다. “아까부터 조금만 가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초보의 외침에 선배들은 웃음을 터트린다. 후배의 울먹임에 어르고 달래며 한 걸음 한 걸음 함께한다. 이렇게 산행의 속도가 다르더라도 혼자 하는 산행이 아닌 이끌며 다독여주며 등산의 기술을 알려주는 든든한 선배가 있어 초보라 해도 무사히 등산을 마칠 수 있다. 이는 20년 동안 큰 사고가 없던 가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시작은 달라도 끝은 함께 어느덧 정상. 먼저 도착한 회원들이 뒤에 도착한 사람들을 응원하고 있다. 정상에 도착한 시간은 달랐지만 한 명이라도 놓치지 않고 마지막 회원까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모습에서 ‘함께’의 의미를 배운다.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춘용 한양대학교병원장이다. “신나는 직장이 되어야 하잖아요. 이렇게 산행을 하면서 서로 깊은 이야기도 나누고 친해지면서 직장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던 활력을 되찾는 거지요. 또 몸을 움직이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건강해지고 좋네요. 저도 종종 나와야겠어요.” 즐거운 간식 시간을 마무리하고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걸음 하나에 올 봄, 마음에 새겨질 추억을 만들고 돌아간다. 한양대학교의료원 산악회 회원들에게 이날 등산은 꽃이 없는 산이었지만 봄을 닮은 향기로 기억되리라. 글. 오미연·사진. 이준호 [인생예찬] 한양대학교의료원의 임직원이 만들어가는 ‘의미’있고 ‘흥미로운’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201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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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같은 심장에 물 같은 마음을! 신진호 심장내과 교수
심장은 종종 마라토너로 일컬어진다. 일부분만 살아있어도 놀랍게 회복되는 간이 오뚝이, 노폐물을 걸러내는 콩팥이 청소부에 비유되는 것처럼 말이다. 태중에서부터 힘차게 박동하며 생명의 경이를 전하는 심장은 인생의 긴 레이스가 끝나는 순간까지 쉬지 않는다. 심장을 화두로 삼고 있는 신진호 교수는 ‘배고픔과 어리석음을 멈추지 말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신념으로 자신의 레이스를 달리고 있다. “난 저 선생 진짜배기라고 생각해. 한결같지.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아. 딱 사실만 알려 주는데도 거기에 마음이 실려 있지.” 이제 막 회진을 마치고 병실을 나간 환자에게 다가가 살짝 뒷조사를 하자 70대로 보이는 병상의 할머니는 그렇게 말했다. 한눈에도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을 정도로 깐깐하며 불같이 격정적인 A(Anger)타입 할머니의 눈빛이 형형했다. 의사의 다음 환자인 50대 남성의 평가는 ‘내 병을 잘 설명해주는 의사’ 였다. 회진을 도는 의사의 행동에서는 조심스러움이 읽힌다. 환자 앞에서 웃음을 띠거나 다정하다기 보다는 다소 진지한 모습이다. 환자들의 얘기에 귀 기울일 때는 흡사 단서를 모으는 형사처럼 언뜻언뜻 심각한 표정도 스친다. “제 환자들 중에 많은 분들이 완벽주의자에 성공을 위해 매진하는 타입이죠. 문진을 하는 짧은 시간에도 처방약의 개수를 세고 또 세는 분도 계세요. 확실하게 맞춰보시는 거죠. 실수와 빈틈이 용납되지 않는 삶은 긴장과 스트레스가 가득합니다. 그건 달리 보면 삶의 의지에 비례하는 것이고 결국 살려고 하다 보니 고혈압이 되고 심장에도 무리가 가는 것이죠.” 주머니 속에 숨어 있어도 송곳은 언젠가 뚫고 나오는 법, ‘질환 뒤에 숨은 사람’을 생각하는 의사의 마음은 담담한 표정을 뚫고 환자에게 전달되는 듯했다. 심장내과 신진호(42세) 교수는 스스로를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의사라고 소개했다. 나는 사람에게 관심이 많다 “처음 지망한 곳은 혈액종양내과였어요. 흔히 백혈병이라고 불리는 난치성 혈액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분야여서 마음의 준비를 많이 했지만 정서적으로 많이 힘들었지요. 불가항력적인 것들에 맞설 힘이 강해야 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심장은 제게 돌파구 같은 분야였어요. 임상에서 도전해볼 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같은 이유로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최후의 격전장같은 외과가 아닌 내과를 선택했습니다. 내과가 정적인 학문이란 뜻은 아닙니다. 그런 생각엔 절대 동의하지 않아요. 다만 예방적, 임상적 치료의 영역이 더 넓다는 것이죠.” 심장은 온몸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매우 중요한 장기로 우리 몸의 순환을 책임지고 있는 ‘생명의 엔진’이다. 심장병은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인 사망원인 중 암, 뇌혈관질환에 이어 3위를 나타냈다. 대표적인 심장병은 협심증,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허혈성 심장질환)이다. 혈관이 막힌 뒤 30분이 지난 시점부터 심장 근육이 괴사하기 때문에 심장병 환자에게 시간은 곧 생명이다. 일단 가슴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가능한 한 빨리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을 확장해야 하는데 통증이 나타난 지 12시간 이내에는 시술을 받아야 한다. 막히거나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풍선・스텐트 시술은 일촉즉발의 위험상황에 놓인 심장을 위한 즉각적인 치료이다. 우리나라 의료인들의 심장질환 시술 수준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는데 신 교수가 심장내과를 본격적으로 전공하기 시작한 90년대 초반에 풍선시술이 막 시작하던 단계였고 발전속도가 두드러졌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신 교수는 심장내과의로서 자질을 높일 수 있었다. 혈관확장시술에 빼어난 그가 주목하는 것은 시술에 앞선 예방이다. 그가 혈압치료 등 예방적 치료를 중심에 두고 호흡이 긴 연구와 조사를 펼치고 있는 까닭이다. “혈압치료 같은 분야를 일컬어 피를 보지 않는 치료라는 뜻에서 비관혈적 치료라고 하는데요. 환자를 다각적으로 살피고 이해하는 의료태도가 중요하지요. 아시다시피 혈압은 한번 재는 것으로 수치를 확정할 수 없어요. 시간, 장소, 마음상태 등에 따라 다양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혈압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혈압수치를 토대로 한 이른바 활동혈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러한 예방적 과학, 임상의학은 스텐트 시술처럼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본질적인 학문인 순수과학에 가까워 다양한 심장치료의 토대가 될 수 있지요. 환자에 대한 장기적이고 입체적인 관찰이 필수인데 그런 조사과정을 통해서 사람을 이해하는 시선과 생각의 폭이 바뀌지요. 그런 점에서 제가 하는 일은 인문과학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저는 사람이 좋습니다. 그래서 사람에게 관심이 많죠.” 큰 그릇 의사의 뚝배기 정신 나무만 살피고 숲을 조망하는 자세를 겸비하지 않는다면 곧, 막혔던 혈관만 뚫고 난 뒤 혈압관리 등 전반적인 건강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혈관은 다시 막히기 십상이다. 숲을 관찰할 때는 토양의 상태, 다른 식물의 분포도, 날씨, 고도 등 고려해야 할 구성 요소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신 교수가 관심을 갖고 연구, 조사하고 있는 예방의학적 심장의학은 섬세하고 다각적인 연구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신 교수가 국민 표본집단 40여 명을 대상으로 5년에 걸쳐 시간적, 종적 관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한편 대한고혈압학회, 대한순환기학회, 한국심초음파학회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방헌(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부학장, 내과학교실) 지도교수님의 가르침을 받으면서부터 조사 데이터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코호트 연구(cohort studies: 특정 인구집단을 연구대상으로 선정, 그 대상으로부터 특정 질병의 발생에 관여하리라 의심되는 특성을 시간적 종적 방법으로 조사하는 역학적 연구방법) 등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오랜 시간 조사, 관찰, 연구해야 하기에 드라마틱한 시술처럼 가시적이고 즉각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습니다. 부단히 스스로를 담금질하면서 매진해야 하는 분야이지요. 많은 후배들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합니다.” 불과 몇 분만에 이루어지기도 하는 혈관확장술과 달리 리서치 연구는 수년 또는 수십 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금세 뜨거워지고 식어버리는 냄비 같은 열정으로는 시작할 수도 없다. 은근하게 뜨거워지고 그 열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뚝배기 같은 열정을 가진 사람만이 도전할 수 있는 분야이다. 그 열정의 중심은 사람이기에 더욱 매력적이라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심장 vs 마음 기억에 남는 환자를 묻자 신 교수는 ‘살리지 못한 모든 환자들’이라고 답변한다. 의사로서 그가 살려낸 생명들은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명의에 대한 그의 정의도 일맥상통한다. 곧 ‘환자가 병원에 온 이유를 해소시켜주는 의사’라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보려 한 사람들의 뜨거움을 그는 혈압과 심장에서 발견한다. 다만 그는 그 뜨거움이 과도해 병을 얻은 사람들에게 “괜찮다. 이젠 물같은 마음으로 살아도 괜찮다”고 다독여준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애플컴퓨터의 수장인 스티브 잡스를 좋아했어요. 그가 한 말 중에 ‘배고픔과 어리석음을 멈추지 말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지요.” 쉼없이 박동하며 새로운 피를 만들어내는 심장, 그것은 부단히 움직이며 진정한 의사의 길을 모색하는 의사의 마음을 닮았다. 글.윤진아(자유기고가)·사진.권용상 [안녕하세요, 선생님]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2011-03-01